9주차 : 2023년 1월 18일 ~ 2023년 1월 24일
격동의 9주차...
8주차 후반부터 스멀스멀 피곤과 기운없음, 입덧이 점점 심해지더니 9주차에 들어서자마자 하루종일 배멀미하듯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단발성 구역질, 속이 너무 비어있을때 울렁거리는 정도였다면 이때부터는 속이비면 비어서 울렁거리고...먹으면 먹어서 울렁거리고....그냥 하루종일 24시간 계속 울렁거렸다.
그리고 거의 정신이 말짱하게 깨어있는시간이 없다시피 할정도로 피곤하고 멍한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명절연휴라 쉬는날이 많아 일하지않고 조금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10주차 : 2023년 1월 25일 ~ 2023년 1월 31일
10주차에 들어서자 신기하게 울렁거림이 다시 사라졌다.
잠깐 심하고 사그라들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계속 9주차 같았다면....ㅠㅠ 너무 끔찍.....
단발성 구역질과 속이 비었을때 울렁거리는 정도.
이정도면 땡큐.
- 서울대병원 초진
10주 2일차였던 2023년 1월 27일은 한달전쯤 예약해 두었던 서울대 병원 초진을 보고 왔다.
11시 진료예약이였고 10시 30쯤 도착하였다.
본관3층의 산부인과 데스크에서 1. 진료의뢰서를 등록하고 나니 예진을 위한 문진표를 주었다.
문진표의 내용은 풍진, B형감염 항체여부, 자궁경부암 백신 주사여부와 접종 시기, 가장 최근에 했던 자궁경부암 검사 시기 등이 적혀있었다.
2. 문진표를 작성한 후에는 3. 예진실에 들어가 인터뷰식의 진료를 보며 나에 대한 정보를 교수님이 진료할때 보기 편리한 방식으로 취합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화장실로 가서 4. 단백뇨 검사를 한다.
화장실 입구에 비치되어 있는 시험지에 소변을 묻혀 지퍼백에 담아 가지고 나오면 된다.
이후 5. 검사실에서 키, 몸무게, 혈압 등을 체크하면서 단백뇨 검사지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6. 초음파 검사를 하라고 하여 당일 초음파 예약을 잡은 후 건너편에 있는 분만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기약없는 무한대기....점심도 못먹고 약...2~3시간을 기다린 끝에 내 이름을 불렀다. (2~3시간 기다릴 줄 알았으면 점심이라고 먹고 오는건데....ㅜㅜ)
분만실에 들어가자 전종관 교수님의 연구를 위한 동의서를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었다.
다태아의 조산위험이 높은데 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 제대로 없다, 최근 삼태아 산모들이 많아지면서 연구가 가능해졌다, 조산위험을 예측하는 요인인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하는것이 교수님이 준비하고 계시는 논문이고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가 논문에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실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고 나는 흔쾌히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자궁경부 길이를 재는 질초음파를 먼저 시행한 후, 복부 초음파를 보기 시작했다.
복부 초음파를 보는 시간은 꽤나 길었다.
그 사이 팔다리가 생겨나 달랑달랑 움직이고 있는 아기들의 활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초음파가 길어진 이유는 보통 11~13주 사이에 진행하게 되는 목투명대검사 때문이었다. 내가 10주차이기 때문에 잘하면 목투명대 검사까지 가능할 것 같다며 최대한 열심히 봐주셨으나 아직은 아이들도 작고 자세도 좋지가 않아 아쉽게도 오늘은 아기들 사이즈와 상태정도만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3시30이 넘어서야 드디어 마지막 관문, 끝판왕(?) 전종관 교수님 진료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교수님은 아이들이 한집에 하나씩 들어있기때문에 더 안전하고 좋다고 하셨다.
그러더니 나에게 왜이렇게 나이가 많냐고 하셨다....ㅎㅎ
그러나 이후 오늘 진료하는 80명이 넘는 환자들의 나이를 보여주시며 요즘 산모들 나이가 다 이렇다며(35세~45세 사이에서 매우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음) 그렇게 나이 많은거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프로게스테론 질정을 언제까지 넣어야 하는지 여쭤보자 처방받은것만 넣고 안넣어도 된다고 하셨다. 크게 상관없다고 세상 쿨하게 말씀하셔서 나는 지긋지긋한 질정에서 해방되었다.
그리고 TV에서 보았듯 안정을 취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또 당부하셨다.
하던거 다 해라, 지금 근육빠지면 진짜 힘들어진다, 임신한것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행동해라, 먹고싶은것도 다 먹고 그냥 원래 하던대로 다 해라 등등....
네네넵....그렇게 하겠습니다....긍데 교....교수님 귀에서 피가나는 것 같아여....

별문제가 없으면 병원에 자주 올 필요는 없다고 하면서 우리가 원한다면 한달에 한번 서울대병원에서 검진을 해도 되고, 우리가 지방에 살아 왔다갔다가 힘들면 그냥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하다가 28주쯤에 한번 와서 진료를 보라고 하셨다.
일단 목투명대 검사까지는 서울대병원에서 받고 싶어서 2주뒤 진료예약을 한번 더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해지기 전에 나갔는데..7시가 넘어서 해가 다 지고 집에 올 수 있었다.

하아....우리도 힘들어서 못하겠다.
2주뒤 검사에서 별문제가 없다면 28주까지는 안뵙는게 좋은것 같습니다...교수님....
병원에서 돌아와서 주말을 보내면서 임신한것을 잊은 사람처럼 1시간 가량 걷기 운동을 해보았다.
오랫만에 하는 운동이라 숨이차고 다리가 아프고 힘들었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ㅎㅎ
그리고 또 임신한 것을 잊은 사람처럼 밀가루 음식을 먹었다.
사라졌던 울렁거림이 다시 심해졌다.ㅠㅠ
아. 밀가루는 먹지 말아야겠다.
11주차 : 2023년 2월 1일 ~ 2023년 2월 7일
10주차 마지막 날 출근길을 걸어서 갔다.
나는 운전을 하지 않는데, 왜 운전을 안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많다.
광역시에 살고 도심한복판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 나로서는 사실 차가 없어서 불편한 경우가 없었다. 물론 차가 있으면 당연히 더 편하겠지만 나로서는 필요 이상의 편안함이다.
차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늘게 된다. 일부러 시간내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튼튼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대중교통 이용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약4키로의 거리를 한시간에 걸쳐 걸었고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다.
그래서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출근길 또는 퇴근길을 모두 도보로 이용하였다. 춥긴했지만 운동을 하니 컨디션은 훨씬 좋은 느낌이 들었다. 숨이 잘 차기 때문에 평소보다는 천천히 걸었고 한번씩 벤치에 앉아 쉬었다.
11주차에 들어오니 소화가 안되는 듯 한 울렁거림이 아닌 뭔가...호흡이 가쁘고 가슴이 답답하여 구역질이 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철분이 부족할때 생기는 증상 같아서 철분제 복용을 조금 일찍 시작하였다.
원래 좋아하던 시금치, 브로콜리 등의 초록 채소들에 철분이 많이 들어있다던데 임신후에 이 채소들이 비위에 안맞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소고기도 별로 땡기질 않아 먹지 못했다.
요즘 땡기는 음식은 된장국...콩나물밥, 볶음김치, 딸기, 피자 토스트, 아 버터구이 오징어... 등등
하여간 크게 단가나가는 음식은 없다...ㅎㅎ
애들이 셋인데 다들 입맛이 참 소박한가보다라는 생각이 들면 재미있다. ㅎㅎ
12주차 : 2023년 2월 8일 ~ 2023년 2월 14일
입덧은 나아진것 같은데 이상하게 하루종일 속이 편안하지 않은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먹으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으나 이제 먹으면 계속 신물이 올라오고 식도쪽이 따끔따끔 불이나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우유를 마시면 조금 진정된다고 하는데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해서 몇일 먹다가 그만두었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말고 조금씩 부담가지 않는 음식 위주로 먹어야 할 것 같다.
서울대 병원에 목투명대 검사를 하러 다녀왔다.
애들이 자세가 좋지 않으면 검사하기 힘들어서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으나 나름 협조적이었던 아이들 덕분에 1시간 정도만에 끝날 수 있었다.
초음파는 볼때마다 아직도 신기하고 개미굴같은 아기집안에서 애들이 셋이나 제각각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기가막힌다.ㅎㅎㅎ

아기들의 순서는 입구에서 가까운 순서, 즉 출생시 나오는 순서로 정해진다.
그래서 맨 아래 아이가 1번, 그 위가 2번, 옆에있는 아이가 3번이다.
자세히 보기위해 하나씩 확대를 해서 보는데 2번 아이는 너무 얌전히 잘 누워서 이따금씩 다리만 흔들흔들 움직이고 있고, 3번 아이는 파닥파닥 거리며 손가락을 빨고 있고, 2번아이는 온몸을 신나게 튕기면서 마구마구 놀고 있었다. 참나.ㅋㅋㅋ
그래도 이번에는 한번 가봤다고 요령이 생겨서 대기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물어보고 나가서 산책도 하고 밥도 먹고 왔다. 그래도 힘든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밥이라도 먹으니 훨씬 나았다.
검사결과는 다 양호하였고, 21주쯤에 정밀초음파를 보러오고 그전에는 필요하면 원래 다니던 병원에 다니면 된다고 하였다.
입덧은 어떠냐고 물어보셔서 쪼금밖에 없다고 하자 마치 본인일처럼 "너어무 잘됐다~!"라고 하시는 교수님. 말씀이 많지는 않으신데 모든 말이 명료하고 확신에 차 있어서 듣고 나면 상당히 마음이 편안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길 광화문근처에서 무슨 시위를 한다고 길을 막아놔서 서울역까지 40분이 넘게 걸렸다....
4시에 예매해놨던 기차표는 수수료를 물어주고 반환해야했고 역에 도착해서도 표가 없어서 코레일 앱을 열고 남편과 둘이 서서 무한 새로고침을 해가며 취소표를 간신히 잡아 각각 다른 자리에 앉아 돌아왔다는 이야기...
힘들지만 좋은 소식을 안고 내려가는길은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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