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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펭수....왜 변한거니..흑흑

by 요길로새 2022.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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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펭티비 전설의 이육대로 입덕.
마리텔을 통한 지상파 데뷔와 구독자 30만에서 200만까지의 과정을 모두 함께 했던 나.

지금도 금요일을 기다리며 자이언트 펭티비를 챙겨보지만 뭔가 아쉬운 이유에 대해 조금 적어보고 싶다.

1. 세계관이 사라진 연출

펭수가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요인은 세계관으로부터 느껴지는 펭수의 짠하지만 꿋꿋한 모습이였다고 생각한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인해 무리에서 소외되고 인정받지 못했던 펭귄.
그러나 꿈과 희망을 품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여 새로운 세상에 도전한 펭귄.
새로운 세상에서의 여러가지 역경을 특유의 긍정성과 당당함으로 극복하려 노력하는 펭귄.

강한척 때로는 괜한 펭성을 부리기도 하지만 불안한 연습생의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지하 소품실 한켠에 마련된 이부자리로 돌아가면 홀로 가족들 생각에 눈물을 훔치기도 하고, 외로움과 무서움에 울기도하는 덩치만 크지 아직 어린 아이 같은 현대인의 외롭고 불안한 모습과 참 닮은 펭귄.

10살 펭수의 모습은 그래서 어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어른인데 사실 세상이 아직 무섭고, 외롭고, 불안한 마음한켠의 나의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펭수에게 보여지면서 그래도 꿋꿋하고 씩씩하게 사는 펭수가 너무 기특하고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연출에 이런요소들이 사라져버렸다. 맥락이 없어져버린 펭수의 모습들은 공감도 이해도 어려워졌다.

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가서 일했는지, 왜 곽튜브와 부산여행을 가서 돌아다녔는지, 왜 점을 보고 다닌건지 연속성도 없고 그저그런 킬링타임 컨텐츠처럼 변질 되었다.

물론 예전에도 소방관 체험이라던가 민속촌 방문등의 컨텐츠들을 했었지만 그때는 탄탄한 펭수의 세계관이 늘 받쳐주고 있었다. EBS는 대체 왜 너무나 좋은 캐릭터와 세계관을 이미 잘 구축해 놓고는 그것을 발전시키고 확장시키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든다.

최근 펭티비를 볼때 약간 무한도전의 연출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있었는데, 무한도전 역시 세계관이 탄탄했던 예능임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한도전은 티비에 늘 잘생기고 우월한 사람들이 나와 인기를 끌때, 오합지졸과 같은 평균이하의 남자들을 모아놓고 그들에게 끈임없는 도전을 제시했던 프로그램이다. 그리고는 그들의 모자람을 숨기지 않고 날것으로 보여주면서 이런 그들도 협동과 노력을 통해 무언가를 해내는 모습에서 감동을 주었다.
여러명의 멤버가 있었던 만큼 그들간의 케미와 협동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펭티비는 펭수 하나의 캐릭터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 처럼 멤버들간의 케미로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에 펭수의 세계관을 더 잘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펭성으로 불리는 펭수의 성질머리는 세계관만 탄탄하다면 오히려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이다.
초기의 펭티비와 무한도전의 박명수 캐릭터가 그랬던 것 처럼.

2. 펭수의 화법 변화

많은 사람들이 펭수의 목소리가 변화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목소리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반적인 펭수의 화법이 변화한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펭수는 화법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런저런 계산을 많이 하지않고 " 왜 그래야 해요? 난 이게 좋아요!" 라는 솔직한 표현들이 늘 눈치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주었다. 다행히 펭수의 이런 솔직함 속에는 자기 자신 뿐만이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의리, 정의가 있었다.

거기에 다큰 성인의 걸걸한 목소리 같으면서도 아이같은 혀짧은 소리와 느릿느릿한 것 같으면서도 툭툭 던지는 듯한 말투가 더해지면서 세상에 없던 매력을 선보인 펭수의 화법.

그런데 지금 펭수의 말투와 화법은 다소 신경질적으로 들리기도하고 사회에 찌든 사람의 히스테리같은 느낌으로 변한것 같다. 스테레오타입처럼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가 그렇다.(여전히 애정하는 펭귄에게 이런 표현을 쓰는것이 마음이 아프다.ㅠㅠ)
이전 펭수가 서툴고 아직 마음은 여리고, 하지만 열심히 극복하려고 애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느낌이였다면, 지금의 펭수는 조금 얄미운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나의 또 다른 애정하는 유튜버인 곽튜브님이 했던 말에 첨언을 하자면,


곽튜브님은 펭수가 2030 남성시청자의 마음을 끌려면 지금 보다 더 부딪히고 고생하고 와일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꿈을 위해 무려 남극에서 헤엄쳐 와 고생하고 있는 연습생 이라는 세계관이 사라졌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 본다.

펭수가 어떤 아이고 뭘 위해 이러한 활동을 하고 다니고 있는지, 그 이면에 어떤 외로움과 고통을 견디고 극복하며 살고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마음과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잊지않고 살아가는 모습이나, 속은 여리고 외롭지만 겉으로는 더 당차고 씩씩하게 살려는 짠하고 예쁜 모습 등.... 이런것들이 뒷받침이 되어야 펭수가 나와서 하는 활동들이 노력이고 힘든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지만 최근들어서는 도무지 펭수를 입체적으로 이해할수 있는 근거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밖에나와 더 부딪히고 고생해서라도 "아...좀 짠하다. 열심히 산다. 아 나처럼 고생하네." 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뜻이 아닐까..?이런 동질감과 애뜻함의 특별한 감정을 더이상 펭수에게서 느끼기 어려워졌다.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던, 그럴 수 있던 펭수가 어느순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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