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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아동의 이타심, 공감 능력을 키워주는 방법

by 요길로새 2023.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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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2022년 한국상담심리학회 5월 심포지엄 중 [자기 감정 인식을 통한 공감의 확장 -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사회 및 의사결정 신경과학 연구실. 김학진]을 듣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개인적을 견해를 포함하여 작성함. 

 

 

공감 능력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그것이 "남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는 흔히 타인의 마음이 어떨지를 생각해보도록 가르친다. 예를 들면 "네가 그렇게 하면 동생 기분이 어떻겠어? 속상하겠지?" 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공감능력은 매우 자기중심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발표내용의 제목도 "자기 감정 인식"을 통한 공감의 확장이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자기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인식이 없이는 절대로 타인에 대한 공감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감정에 기반하여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ex: 헬스장에서 타인의 배고픔과 지침에 대한 공감능력 실험하기

A그룹 : 헬스를 마치고 금방 나와 지치고 배고프고 힘든 집단
B그룹 : 헬스를 하기 위해 들어가는 집단

극한상황에서 목마름과 배고픔에 지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사람의 상태가 어떨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결과 : A그룹의 사람들이 훨씬 더 이야기 속 사람의 갈증과 지침에 대해 높은 이해와 공감의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공감의 재료 중 하나는 현재 자신의 신체상태이다. 

신체의 상태가 어떠한 감정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신체의 상태는 왜 감정을 유발할까?

 

인간은 생존을 위해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진화하였기 때문에 그렇다. 

신체의 항상성이 깨지는 것은 생존에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 

 

그런데, 신체 항상성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가 보내는 신호만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예컨대, 사막에서 심한 갈증과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했을때는 이미 늦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미리미리 예측하고 방지하도록 진화하였다. 

그것이 바로 감정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신체를 능동적으로 작동시키는 조절작용을 알로스테시스(Allostasis)라고 한다. 

 

이처럼 감정은 신체가 알리는 일종의 불균형의 신호이다. 

그러나 신체가 이런 불균형의 신호를 보냈을때 그 사람이 무엇으로 보상을 받아오며 살아왔는지에 대한 경험은 각각 다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기의 불편감 신호에 대해 장난감으로, 사탕으로, 무시로, 신체접촉으로, 무조건적인 허용으로 등등 다양한 대처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주 어릴때는 무조건적인 반응이 필요하다.

영아의 신호는 먹고, 자고, 싸는 생존과 직결된 욕구에 대한 표현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기는 이외의 욕구들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이때 부터는 사회적인 규칙과 본능적 욕구간의 타협이 필요해 진다. 

 

이때 이러한 훈육경험은 무조건적으로 본능적 욕구에 맞추어 지는 것이 아닌, 그것을 조금 참아냈을때 더 큰 보상이 주어지고 이것이 자신의 신체 항상성 유지에 더 큰 도움이 되는 경험으로 돌아와야 한다. 

 

예를들어 마트에 진열된 판매용 어린이 자동차에 타고싶어 하는 아이를 상상해 보자. 

 

울고 떼쓰는 정서적 신호에 대해 "에휴.. 안되는데...아직 아이니까.."라고 허용받은 아이가 얻은 물질을 통한 욕구충족의 보상, 그리고 이를 통해 다시 느끼게 된 신체의 항상성 경험은 매우 달콤하게 저장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우리게 아니야. 아쉽지만 함부로 탈 수 없어" 라고 욕구는 제한 당했지만 감정을 이해받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과정에 대한 애정과, 격려, 지지와 같은 사회적 보상을 통해 다시 얻게된 신체의 항상성 경험 역시 달콤하게 저장된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타인을 돕거나, 자신을 조절해 내는 행동이 자신의 신체 항상성 유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경험한 사람들은 규칙을 잘 지키고, 이타적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게다가 감정을 참아내면서 느낄 아쉬움, 속상함 등의 다양한 감정을 잘 반영해주어 아이가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아이는 그만큼 자기 감정에 대한 이해가 이해와 인식이 깊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거 자신의 감정 경험이 바로 두번째 공감의 재료이다. 

 

따라서,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타인의 감정을 공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타인의 경험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그건 그 사람의 애정이나 인정 등의 다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타인의 감정에 심한 연민이나 분노, 동질감을 느낀다면 이는 이타심이아닌 자신의 미해결된 감정에 대한 분출일 수 있다. 

 

 

- 마무리

 

오래전 누군가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그분은 자신의 아이가 초콜릿을 좋아하게 되면서 매일 실랑이가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밥을 먹으면 초콜릿을 하나 주는데 아이는 왜 초콜릿은 두개 세개를 먹으면 안되냐며 울고 떼를 썼다. 

그분은 난감하기도하고 안타깝기도 하여 어느때는

 

"그러게...하나 더 먹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는 일관된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초콜릿은 너무너무 맛있지만 너의 이를 썩게하기도하고 너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게 하기도해. 엄마도 네가 좋아하는걸 많이 주고싶지만 네가 아파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도 못먹어서 속상하긴하지. 우리 내일 또 맛있게 먹자"

 

라며 아이를 이해시키려 애썼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산책을 나간 아이가 "엄마 저기 나무 위에서 새가 울어요" 라고 말했다. 

엄마가 "그러게 새가 우네..? 왜울지~?"라고 하자

아기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음.. 아기새가 초콜릿을 많이 먹고 싶은데 엄마새가 이빨 썪는다구 안된다고 해서 슬퍼서 우는거야"

 

나는 이 이야기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공감이란 이기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자신이 감정경험과 지금의 자신의 신체 상태에 따라 무엇을 얼마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지가 달라진다. 

 

때문에 실감정증과 같이 자기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타인에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도 당연히 떨어진다. 

 

그러므로 아이의 공감능력을 키워주고 싶다면, 타인의 감정을 설명하기 보다는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잘 읽어주어 자기정서 인식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무조건 자기욕구대로 채워졌을때 보상감을 느끼고 비로소 신체 항상성을 되찾는 감정경험을 하는 것이 아닌, 욕구를 조금 인내하기도, 타인을 돕기도 하는 행위속에서 사회적 보상감을 느끼고 신체 항상성을 되찾는 감정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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