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5일 드디어 출산을 위한 입원일이 다가왔다.
11시에서 1시사이에 분만실로 오라고 안내되어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오전에 출발하였지만....
폭우와 교통정체로 대전에서 서울대병원까지 4시간30가까이 걸려 도착하였다.
가는길에 1시가 조금 넘자 분만실에서 전화가왔다.
가고있는 중이라고 말씀드리자 천천히 되는대로 오시라고 하여 그때부터는 조금 편안한 마음로 갈 수 있었다.
2시가 넘어 서울대병원 1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차장에서 연결되어있는 지하1층의 대한외래로 들어가 이왕 늦었으니 늦은 점심까지 먹고 올라가기로 하였다.
주말이라 델리코트에는 한식찌개집만 운영하고 있었다.
순두부찌개 뇸뇸.
1. 분만장 도착
3층 새로지은 분만장으로 가서 벨을 누르고 입원하러 왔다고 하자 문이 열렸다.
남편은 밖에서 대기이고 산모만 들어갈 수 있었다.
1) 질검사
질 초음파를 볼때처럼 의자에 앉아 검사를 하였다. 양수가 새는지 출혈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검사였다. 금방끝나지만 다들 알고 있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2) 내진
곧이어 손으로 하는 내진이 이어졌다. 내진은 질검사보다는 조금 더 불편하고 아프다. 그렇지만 정말 금방끝나는 별것 아닌 내진에도 아파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며칠뒤 출산은 대체 어떻게 하나 스스로 걱정이 되었다. 옆에 계시던 간호사 선생님이 의자에 있는 안전바를 잡으라며 손을 가져다 끌어주셨는데 급한대로 간호사 쌤 손을 덥석 잡았다.ㅋㅋㅋ선생님은 맘 따뜻하게 "그래요 그냥 이거 잡아요"하고 손을 내주셨다.
3) 배 초음파와 태동검사
다음은 너무 익숙한 배초음파 차례였다.
언제나 떨어질랑말랑 퓨숙퓨숙 힘겹게 나오는 서울대 병원 초음파젤을 힘겹게 짜서 신나게 발라놓고 초음파를 보는데 옆방에서 들리는 산모의 산통소리....이렇게 가까이서 직접 들은적은 없었는데 직접 들으니 너무너무 무서웠다. 그리고 초음파를 보시던 선생님은 교수님의 전화를 받고 통화를 잠깐 하시더니 '저 잠깐 분만때문에 나갔다 와야되서 갔다올께요!' 하시더니 나가버리셨다.
그렇다. 이곳은 분만장.
분만하는 사람이 무조건 1순위, 아니 0순위다.
이걸 이해못하는 사람은 없겠지....? 설마....
멀뚱히 잠시 있었더니 다른 선생님이 오셔서 태동검사를 먼저 하자고 하셨다.
태동검사를 하는 곳으로 옮겨 누워 배에 파란 조약돌 같은 것을 올려 아기들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곳에 고정하였다.
그리고 태동이 느껴질때마다 누르라고 버튼을 하나 주셨다.
이렇게 20~30분정도 하는 검사인데 아기들 심장소리를 정확히 찾는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총 검사시간은 꽤나 걸렸다. 다행히 꼭 똑바로 눕지않고 옆으로 누워도 검사가 가능하였다.
검사를 마치고 다행히 분만이 끝난 초음파 선생님이 돌아오셨다.
다시 초음파를 진행하였고 아기들은 셋다 1.7kg내외로 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째와 둘째가 모두 엉덩이가 아래로 향해있다고 하였다.
이렇게 모든 검사를 마치자 2시간30분쯤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제 31병동으로 가면 된다고 하였다.
밖에 나가자 남편이 분만장 옆 의자에 앉아 지루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2. 31병동 6인실 입원
31병동에 들어가자 곧바로 신장과 무게를 재도록 안내해주셨다.
그리고 간호사 데스크에서 개인정보 및 건강관련 질문을 몇가지 묻고 등록하였다.
나는 6인실로 배정되어 있다며 혹시 다른 병실을 원하는지 물어보셨는데 2인실 예약을 걸어달라고 말씀드렸다.
병실에 들어와서 옷을 갈아입자마자 폐성숙 주사를 가지고 오셨다.
엉덩이에 폐성숙 주사를 맞았는데 아프기는 일반적인 엉덩이 주사의 따끔함 정도였다.
그리고 5시40분이 되자 이른 저녁밥이 도착하였다.
밥이 조금 찰기가 별로 없고 국이 별 맛이 없었는데 나머지 밑반찬은 매우 먹을만했다.
특히 깻잎이 아주 맛있어서 맛있게 밥을 잘 먹었다.
다행히 창가옆자리라 크게 답답하지는 않았지만, 병실 분위기 자체가 어둡고 매우 매우 조용해서 답답한 느낌이었다. 사람이 있는데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아무도 숨소리도 내지 않는 듯한 느낌....??
작아도 너무 작은 보호자 침대.
175 안되는 우리 남편도 구겨져야 누울수 있다. ㅠㅠ
결국 밖으로 나가 남편 밥두 먹고, 쥬스도 사먹고 산책도 하고 시간을 때웠다.
서울대병원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건..... 아니지만.....먹으면 맛있는 잠바쥬스도 먹고,
바깥산책도 하였다.
그리고 8시30분쯤 병실에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혈압, 체온, 아기들 태동체크가 이어졌다.
그리고 주말에는 회진이 없지만 옆 칸에 있던 산모의 출산으로 (나 초음파 볼때 옆방에서 분만하던 그 산모였다.)
전종관 교수님이 잠시 병동에 오셨다.
교수님은 출산한 산모에게 갑자기 낳아서 못왔다고 1시간만 늦게 낳았으면 올 수 있었는데..라며 미안하고 아쉬워 하셨다. 그리고는 병동에 오신 김에 오늘 입원한 나에게도 잠시 오셔서 "20일에 낳자구" 라고 하셨다.
만나는 의료진마다 나에게 20일 수술이시죠?라고 물어보길래 나는 교수님께 "저 제왕이에요?"라고 물었는데 교수님은 "첫애가 엉덩이 밑에 있어서~"라고 말씀하시고는 휘릭 사라지셨다...ㅎㅎ
그렇다.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출산은 결국 제왕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삼둥이 단톡방에서 이야기 나누다가 2인실이 더 좁기도하고 이야기하고 편하게 지내기가 오히려 어렵다고하여 2인실은 취소하고 출산후에 자리가 난다면 1인실을 들어가겠다고 간호사실에 말씀드렸다.
그리고 11시 마지막 혈압, 체온, 태동검사를 끝으로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입원 1일차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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